oshong 기자
오늘날 사회는 갈등과 대립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고 있다. 정치적 논쟁은 물론이고 직장과 가정, 일상적인 인간관계 속에서도 서로의 입장이 부딪히며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필요한 것은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 즉 ‘내가 그 입장이었다면 어떨까’라는 마음가짐이다. 역지사지는 단순한 옛 성현의 가르침이 아니라, 오늘날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삶의 지혜다.
역지사지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이다.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갈등을 줄이고 신뢰를 쌓는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합의와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가 바로 역지사지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공존할 수 있는 이유는, 최소한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역지사지를 잃은 사회는 작은 갈등도 쉽게 폭발하며, 결국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
역지사지는 개인의 삶에도 깊은 영향을 준다. 직장에서 동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가정에서 가족의 마음을 살피는 태도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복으로 이어진다.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는 습관은 인간관계를 깊게 하고, 외로움과 고립을 줄인다. 단 한 명의 친구라도 진심으로 연결된다면, 그 관계는 사회적 안전망이 된다. 이는 국가가 추진하는 복지 정책 못지않게 중요한 생활 속 복지다.
역지사지가 결여되면 작은 갈등이 큰 분쟁으로 번지고, 사회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반대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불필요한 소모가 줄고 공동체는 더 건강해진다. OECD 국가들의 연구에서도 고립된 개인이 늘어날수록 사회적 불신과 갈등이 커진다는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결국 역지사지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역지사지는 개인의 덕목을 넘어 사회적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부터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기업과 조직에서도 단순한 성과 중심의 경쟁을 넘어, 서로의 처지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 정부와 사회 제도 역시 역지사지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복지 정책과 사회 안전망은 단순히 물질적 지원을 넘어, 사람들 사이의 신뢰와 이해를 회복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역지사지는 단순한 옛말이 아니다.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에서 갈등을 줄이고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현실적인 지혜다. 내가 그 입장이었다면 어떨까라는 질문 하나가 사회를 더 따뜻하게 만들고, 공동체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 역지사지의 삶의 지혜가 개인의 행복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