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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 - 오산시 갈곶동 커피 공방, ‘커피 볶는 집’
  • 기사등록 2013-02-01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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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커피.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대한 음료다.

 

지구인은 하루에 25억잔의 커피를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는 품질에 따라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맛과 향이 뛰어난 고급 품종이다.

 

▲ 세련되고 쾌적하며 아늑한 '커피 볶는 집' 내부.

 

이러한 아라비카 생두만을 사용해 직접 로스팅(커피를 볶는 일)을 하고 커피 판매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좋은 커피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며 소규모 매장에 원두 납품도 하는 곳을 찾았다.

 

오산시 갈곶동  ‘커피 볶는 집’이다.

 

▲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수제 로스팅 기계.

 

임찬복   ‘커피 볶는 집’ 대표는   “처음엔  ‘커피 방앗간’이라 이름을 지으려 했어요”라고 상호를 설명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토속적 정감이 가는 방앗간과, 도회적 느낌을 주는 커피의 조화는 쉽게 연상하기 어려웠다.

 

커피 볶는 집, 커피 방앗간..

 

어쨌든 둘 다 커피를 다룬다는 공통점을 가졌으니까.

 

또  ‘커피 볶는 집’의 원두 및 네덜란드에서 수제로 제작됐다는 로스팅 기계 등을 둘러본다면 필경 방앗간이라는 상호에서 어느 정도 타당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세계 각국에서 들여온 생두.

 

커피 열매가 열리는 커피 나무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수로 아프리카 북부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다.

 

높이가 6~8m이며 가지는 옆으로 퍼지고 끝이 쳐져 있다.

 

여기에 타원형의 두껍고 짚은 녹색에 광택나는 잎이 마주 난다.

 

지름 1cm의 작고 흰 꽃이 잎겨드랑이에 3~7개씩 몰려 피는데 향이 자스민과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나무는 적도 아래·위로 25도 이내, 연평균 강우량 1천500mm 이상인 열대 혹은 아열대 지역에서 자란다.

 

커피나무는 심고 약 2년이 지나면 흰색 꽃이 피고 약 3년 후에는 빨간색 또는 노란색의 열매를 맺는다.

 

커피열매에서 외피, 과육, 내과피, 은피를 벗겨 낸 씨앗을 생두(Green Bean 그린 빈)라고 한다.

 

▲ 생두는 '그린 빈(green bean 녹색콩)'이라고도 한다.

 

채취한 체리에서 원두를 얻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나무에 열린 커피 열매는 색이 붉고 동글며 작은 생김새가 체리와 같아 체리라고도 부른다.

 

수확한 체리를 그대로 건조해 과육을 제거하는 건식법과 물로 과육을 제거한 후 발표 및 건조하는 습식법이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커피나무의 호구조사(?)는 이쯤으로 해두고 다시 ‘커피 볶는 집’으로 가보자.

 

이 곳은 세계 7개 나라에서 원두를 들여온다.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케냐,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브라질은 세계 커피 생산국 1위로 연간 25.5억kg의 커피를 생산한다.

 

▲ 깔끔한 실내 장식. 사진 속 장치는 더치 커피 제작에 쓰인다.

 

이어 콜롬비아가 3위, 인도네시아 4위, 케냐 21위이다.

 

가장 좋은 생두 품질을   ‘스페셜티’라고 부른단다.

 

‘커피 볶는 집’은 이번에 콜롬비아산 스페셜티를 들여왔다.

 

이전에는 바로 아래 등급   ‘커머셜급’을 써왔다.

 

스페셜티는 생두 300g당 3~5개의 불온전한 생두가 들어있는 것이라고 한다.

 

▲ '눈물'로 받아낸 더치 커피.

 

이것이 하나만 들어가도 커피 맛이 변하기 때문에 임 대표의 핸드픽(산지에서 들여온 생두에서 온전치 못한 것을 골라내는 일)은 철저하다.

 

생두는 회잿빛으로 특별한 향이나 맛은 없다. 이것을 적당한 온도로 볶아야 우리가 알고 있는 갈색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생두의 색깔이 약간의 녹색을 띄어 이를 ‘그린 빈(녹색 콩)’이라고 하는데 로스팅 후 이것들이 갈색을 띄는 것은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당분이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변색하기 때문이다.

 

▲ 로스팅 된 커피.

 

또 볶는 과정에서 볶기 전보다 20%의 수분이 증발한다.

 

볶을 때의 온도도 중요한데 너무 세게 볶으면 탄 맛이 강해 조금의 양으로도 많은 양의 커피를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

 

얄팍한 상술일 터이다. 그러니 일반 커피집에서 “여기는 커피를 몇 도로 볶으시나요?”라고 살짝 물어만 봐도 여러분이 커피를 조금 아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싶다.

 

원두는 볶는 시간에 따라 신맛, 단맛, 탄맛으로 변화한다. 로스팅을 마친, 흡사 초컬릿 모양의 이 커피는 추출기구의 특성을 고려해 분쇄하고 물을 이용해 용해시켜 커피로 태어난다.

 

▲ 색상도 예쁜 더치 커피.

 

‘커피 볶는 집’은 24도 안팎의 온도로 볶는데 이는 1~2초 사이에 온도가 변하기도 한단다.

 

여기서 온도가 1도만 높아져도 송영미 사장(임찬복 대표의 부인)은 금방 맛을 알고 임찬복 대표에게 폐기를 명한다고 한다.

 

“버리기도 많이 버렸어요. 생두를 핸드픽에서부터 로스팅까지 작업할 때는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임찬복 대표에게서 프로의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 더치 커피 만드는 모습.

 

분쇄한 커피를 추출할 때 ‘커피 볶는 집’에서는 ‘더치 방식’을 주로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추출된 액상 커피를 ‘더치 커피’라고 한다.

 

더치 커피는 찬물로 4~12시간에 걸쳐 한 방울씩 추출하는 방식이다.

 

찬물로 추출해 카페인 함량이 적고 시간이 지나면서 숙성돼 와인처럼 향긋하고 알싸한 풍미를 지녀 이 커피를 ‘커피의 와인’이라고도 부른다.

 

더 낭만적인 명칭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눈물의 커피’다.

 

▲ 이 장치는 임찬복 대표가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임 대표가 커피를 만나게 된 계기는 부산에 있는 지인의 영향이 컸다.

 

그 지인은 부산에서 커피로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항상 진지하게 커피에게 다가가도록 당부한다고 한다.

 

커피는 다루는 이에 따라 아주 다양한 맛을 내며 아울러 수많은 방법이 존재하기에 ‘내 방식만이 맞다’는 투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임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열린 마음으로 항상 배울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단다.

 

▲ 진열된 커피들.

 

임 대표를 커피의 세계로 인도한 부산의 그 지인은 “커피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프렌차이즈를 이기고 개인을 도와줘라. 지역민들이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신선한 티(원두)로 맛있게 빼라(추출해라). 많이 벌면 지역에 기부해라.” 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부산에서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을 많이 도와 문화관광부 장관상까지 수상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사업을 펼치고 그로 얻은 이익이 지역사회까지 영향을 미치는 좋은 예이다.

 

▲ 임찬복 대표와 송영미 사장 (각 오른쪽, 왼쪽).

 

임 대표는  “커피 대충 만들고 돈 많이 벌고, 중간에 수 쓰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건 제 고향 오산분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시간이 걸려도 아는 사람만 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커피를, 정석으로 만들고 싶어요”라고 뜻을 밝혔다.

 

임찬복 대표의 고향은 오산시 청호동이다.

 

그는 어릴 적 진위천을   “아침 먹고 가고, 점심 먹고 가고, 저녁 먹고 갔다”고 한다.

 

‘커피 볶는 집’의 아메리카노는 첫 맛이 부드럽고 쓴 맛이 느껴지기 전에 입 안에서 사라진다.

 

식었을 때도 텁텁하게 남는 느낌이 없어 깔끔하다. 상태가 좋지 않은 원두를 사용하면 텁텁한 맛이 난다고 한다.

 

‘커피 볶는 집’에서는 생두를 제외한 커피 관련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 로스팅한 원두에서부터 더치 커피(액상), 핸드밀 등이다.

 

▲ 로스팅을 마친 원두.

 

단순히 커피 가게라기보다는 커피 공장 같은 분위기다. 이쯤되면  ‘아, 커피 방앗간도 어울리는 상호겠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거기다 임찬복 대표와 그의 아내 송영미 사장은 친절하다.

 

임 대표는 순박하고 소탈한 인상이 매력적인데 그가 커피에 쏟는 열정과 프로의식은 ‘이곳에서 믿고 커피를 구입해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여는 오산시 갈곶동 ‘커피 볶는 집’이다.

 

▲ 오산시 갈곶동 206-4번지 '커피 볶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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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2-01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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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견(총 2 개)
  • 신발이더러워2013-02-04 17:35:36

    갈곶목욕탕 근처라 때밀고 가끔 가는데 맛있어요ㅎㅎㅎ

  • 커피사랑2013-02-03 17:59:38

    오산에도 공장형 커피전문점이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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