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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에 전하는 신비한 옛 이야기들(2) - 이영주 기자, 세교·누읍동 설화(원수 갚은 개)
  • 기사등록 2013-03-11 11: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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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옛 이야기는 여러 가지 관계가 등장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 등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이런 이야기 속 관계들로 후대 사람들은 선대의 사상이나 인식 등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 한 집안의 며느리와 동물, 시어머니의 관계를 소개한다.

 

아울러 이 설화는  ‘구렁이로 환생한 개’라는 주제로 전국적 분포를 보이는 광역의 개연성이 높다.

 

두 번째 소개하는 이야기에서 충성스러운 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며느리에게 원수 갚은 개

 

“사람에게 원수를 갚는 건 개 밖에 없다”는 말로 채록이 시작됐다.

 

어느 집에서 개를 기르는데 시어머니가  “얘, 개밥 줬냐?”고 물으니, “예, 줬어요”했다.

 

▲ 오산시 세교 · 누읍동 설화에 등장하는 개는 사람들에게 원수를

 갚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며느리는 자신도 먹을 게 부족한 지라 누룽지는 다 긁어 먹고 뜬물에 조금 남은 것 만을 개에게 줬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겨우겨우 연명하던 개가 굶어 죽었다.

 

그 뒤 어느 날 시어머니 꿈속에 개가 나타났다.

 

개는  “할머니가 ‘개밥 줬냐?’하면 며느리는 줬다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누룽지는 며느리가 다 먹고 나는 물만 줘서 이렇게 굶어 죽었다. 며느리에게 원수를 갚아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몇 날 몇 시에 원수를 갚겠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시어머니는 꿈에서 깨어나 잠을 잇지 못했다.

 

예정된 날이 되자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광으로 불렀다.

 

 “너 여기 항아리에 들어가”하고는 뚜껑을 덮었다.

 

이윽고 어디선가  ‘솨~아’ 소리가 들리면서 구렁이가 부엌으로 들어왔다.

 

그러더니 방향을 틀어 광으로 향했다.

 

구렁이는 며느리가 들어 있는 항아리를 칭칭 감았다.

 

그렇게 사흘이 지났다.

 

구렁이는 제 스스로 몸을 풀고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숨이 막혀 죽었겠지” 하며 광으로 들어가 항아리 뚜껑을 열었다.

 

하지만 며느리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물만 가득했다.

 

물만 먹다가 죽은 개가 구렁이로 환생, 며느리를 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렇듯 개는 반드시 사람에게 원수를 갚는 짐승이라고 전한다.

 

 

◆ 충성스러운 개

 

세교동 오리골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기르는 개가 있었다.

 

노인은 허리가 아파 유모차에 의지해 거동을 하는데 병원에 가려고 버스를 타러 나올 때도 어김없이 유모차를 앞장세웠다.

 

그럴 때면 언제나 노인이 기르는 개가 뒤를 따른다.

 

버스가 오면 노인은 유모차를 버스정류장에 놓고 병원으로 향한다.

 

그러면 개는 주인이 올 때까지 버스정류장에서 꼼짝하지 않고 주인을 기다린다.

 

마을 사람들이 쫓아도 개는 그 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것이다.

 

주인이 버스정류장에 내려 가자고 하면 그때서야 움직인다.

 

또 어쩌다 주인이 관광을 가면 하루종일 굶으면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몇 시간이 흐르건 주인이 돌아와야 비로소 움직인다는 충성스러운 개 이야기가 오리골에서 인근으로 전해지고 있다.

 

< 제보 : 박용태(남·70), 이계은(여·66), 윤옥(여·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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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3-11 11: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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