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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7일 태풍 무이파의 북상으로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상황실에서는 근무에 철저를 기하라는 지시가 계속 내려지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오늘따라 화재, 구조, 민원 등 각종 출동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저녁 8시경 모두들 기상상황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뉴스를 보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사무실 밖에서부터 ~~, 살려주세요!”하는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우리는 뭔가 큰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하고 모두 일어나 시선이 소리 나는 쪽으로 향했다.

 

한 아이를 안은 부부가 울부짖는 목소리로 우리아이 좀 살려 주세요라며 사무실 안으로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입에서는 연신 거품을 흘리며 심하게 경련을 하고 있는 아이를 얼른 받아 들곤 거품이 기도로 역류하지 않도록 탁자위에 이불을 깔고 아이를 옆으로 누인 후 상태를 살펴보니, 몸은 뜨거웠고 안구 근육 경련과 몸이 경직되면서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는 걸로 봐서 경련(痙攣)이 틀림없었다.

 

그동안 꾸준히 공부하면서 취득한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과 예전에 오랜 구급대원 활동 경험이 있었지만 긴장감 속에서 경련(痙攣)에 대한응급처치를 준비하며, 상황실에 신속히 구급차 지원을 요청했다.

 

고열에 의한 경련(痙攣)임을 인지한 나는 옷을 벗긴 후 거즈에 미온수를 적셔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주변을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화재출동” “화재출동하는 일제방송이 나오는 것이다. 순간 우리와 눈이 마주친 아이 부모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관내화재가 아니어서 펌프차 한 대만 출동하는 상황이라 난 계속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물론 이런 상황이라면 관내 화재라도 아이에 대한 응급처치는 멈출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한 3분여가 지났을까?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경련(痙攣)을 멈춘 것이다. 아이상태를 차근차근 엄마, 아빠에게 설명하자, 한숨을 돌린 듯 아까보다는 한결 낳아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지원 요청한 구급차가 도착하여 아이를 무사히 병원에 이송할 수 있었다.

 

환자의 생사가 불과 몇 분 차이로 엇갈리는 것을 생각하면 응급처치는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가 아프면 상당히 당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평소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응급처치 방법을 익혀 둔다면, 좀 더 내 아이의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나 역시 지역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의 한사람으로서 더욱더 열심히 근무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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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8-25 13: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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