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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김지헌 기자

 

 

<황무지>

- 제 1장 '죽은 자의 매장' 중에서 -

 

 

T.S. Eliot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로 봄비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시인 T.S. Eliot

 

 

20세기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뛰어난 기독교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엘리엇은 세계 1, 2차 대전을 온몸으로 겪었다. 당시 황폐해진 유럽의 정신풍토를 바라보며 구원을 갈망하는 목소리를 황무지라는 시로 표현했다.

 

그는 미국에서 출생하지만 영국으로 귀화했고 영미 문학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 사실 다소 난해한 시어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엘리엇은 작품에서 여성혐오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는데 기본적으로 여성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황무지는 전체가 5장으로 구성 됐고 위의 시 부분은 제 1, ‘죽은 자의 매장의 일부분이다. 만물이 소생하고 따뜻해지는 4월을, 역설적으로 잔인하다고 표현해 유명해진 구절이다.

 

거칠었던 땅을 뚫고 나와야하는 모든 것들의 새로운 시작, 어쩌면 온몸으로 처음이라는 것을 맞이하는 것들에게 4월은 잔인한 사투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필자에게, 아니 우리 국민모두에게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다. 예전에 이 시를 읽으며 엘리엇이 말한 잔인함이 아름답게 느껴졌다면, 지금은 정말 그저 잔인하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라는 비극이 매년 돌아오는 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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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4-10 10: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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