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오산인터넷뉴스】김지헌 기자

 

 

초혼(招魂)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시인 김소월

 

 

▲ 김소월 시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아는 시인 김소월. 이 시인 또한 33세의 나이로 요절한다.

 

위의 시 초혼(招魂)’은 죽은 사람의 이름을 세 번 부름으로써 그 사람을 소생하게 하려는 전통적인 의식에서 착상한 것이다.  간절한 소망을 통하여 사별의 한을 노래한 작품이다.

 

초혼에 대해서는 더는 설명하지 않겠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슬픔을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은 흘러, 벌써 세월호 1주기가 우리를 찾아왔다. 생떼 같은 자식들을 차가운 바다 속에 잃어버린,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릴 길이 없다.

 

하늘마저도 슬픔으로 가득하다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 어린 꽃들을, 목놓아 부르는 유가족께 이 시를 보낸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5-04-16 15:14:12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현재의견(총 3 개)
  • 슬프당2015-04-16 22:13:20

    잊지 않겠습니다.

  • 추모자2015-04-16 20:09:09

    기자님 추운데 끝까지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 풍선 날릴때 울컥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될텐데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떠났군요. 어찌 이런 나라가....

  • 추현숙2015-04-16 15:36:32

    좋은곳에서 편히 쉬기를...

최근 많이 본 기사더보기
뉴스제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