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라 말할 것이다. 특히 뭐든지 빨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 사람에게 1분 1초라도 헛되게 쓰거나 필요이상 기다리게 하는것은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다.

▲ 윤영일 소방대원

공공기관의 서비스는 그 특성상 일반 기업의 서비스 보다 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도민들이 느끼는 불만과 불인이 많을 것이다. 그에 비해 공공기관에서 행정서비스가 늦어지면서 발생되는 비용이 다른 영역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는 이제 공공 영역에서도 스피드한 행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원인이 요청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민원인의 소중한 시간을 아끼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업무의 투명성 확보이다. 복잡한 처리 과정으로 불필요하게 업무처리를 지연시키게 되면 민원인 입장에서도 무언가 불안감이 높아지고 혹 부정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업무처리의 투명성과 스피드는 청렴성과 크게 연관될 수밖에 없다.

오산소방서는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고 스피드한 행정을 위해 민원팀이 오직 민원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무분장을 조정하고 몇 가지 행정 시스템을 개발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일례로 그동안 교육지원청과 소방서를 오가며 소방시설에 대한 완공필증을 받아야 학원을 개설할 수 있었던 업무처리 시스템을 올해부터는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협조하여 아예 소방공무원이 현장을 찾아가서 그 자리에서 소방시설을 확인하고 소방검사부를 교부하여 민원인이 소방서에 찾아오는 횟수도 줄이고 절차와 기간도 획기적으로 줄이는 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예상대로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기존에 4일이 걸리던 기간이 하루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업무처리도 쉽고 편하게 바뀌게 된 것에 대한 평가였다. 최근에 허가를 받은 모 학원장은 “학원 등록 절차가 까다롭고 처리기간 또한 만만치 않아 학원생 모집도 해야 하고 학원 운영을 위한 제반 사항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일처리를 하면서 행정이 정말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비록 작은 사례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민원인 중심의 사고를 통해 행정업무의 시간도 줄이고 투명성과 청렴도를 향상시키는 일거양득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아울러 경기도에서 추진 중인 필요한 곳에 즉시 행정력을 투입하는 ‘구석구석 도민안전 119손길 프로젝트’ 또한 다른 행정 서비스의 실험이 될 것이다. 기존의 행정 청렴도 향상이 단순히 부패의 고리를 끊는다는 측면이 강했다면 앞으로의 청렴성 향상은 업무의 투명성을 넘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민원인 중심의 행정이 축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 소방행정도 더 이상 수동적으로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과거의 업무 형태를 극복하고 소방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민원인을 직접 찾아가 빠르고 투명하게 업무를 추진하여 민원인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절약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