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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오산문화공장 작가 박혜원 - 우연히 만난 전시회에서 삶과 죽음을 기억하다
  • 기사등록 2015-09-30 09: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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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하주성 기자 = 2015년 현재 오산문화재단, 문화공장 오산 2기 작가로 입주 중인 박혜원. 동양화를 전공했다고 하는 작가는 아산지중해마을 레지던시 입주작가이기도 하다. 박혜원 작가의 작품을 만난 것은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 이라는 곳이었다. 1전시실에서 108일까지 전시를 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라는 제목을 가진 전시이다.

 

▲ 박혜원 작가의 설치미술은 한 평의 납골당을 상징한다
 

추석 명절 연휴에 찾아간 대안공간 눈.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붉은 색 실로 조형한 한 평 남짓한 작품이다. 이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거주하는 집의 단위인 ()’, 사람이 죽어 묻히게 되는 납골당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의 모든 관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작가의 재의 수요일은 이렇게 대면을 했다.

 

박혜원 작가는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후, 런던예술대학교 첼시 칼리지의 파인아트 석사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현재 협성대학교 미술대학 강사와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작가 박혜원의 재의 수요일, 사람을 깊은 생각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 안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속 시원하게 알기 위함이다.

 

▲ 박혜원 작가(사진 박혜원)
 

재의 수요일은 가톨릭의 의식

 

재의 수요일은 가톨릭에서 사순시기 첫날로, 사순 제1주일 전() 수요일을 말한다. 이날 미사 때 참회의 상징으로 사제가 재를 축복하고 머리에 얹는 재의 예식에서 재의 수요일이라는 명칭이 생겼다는 것이다. 작가는 그런 가톨릭의 의식으로 제목을 차용해 사용했다.

 

이 예식에서 사용한 재는, 지난해 예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했던 나뭇가지를 불에 태워 만들며, 사제는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상기시키며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는 의식이라고 한다.

 

평화의집’ -반 고흐와 테오, 프랑스

 

평화의집’ –지우펀, 대만

 

전시실에는 붉은 실의 조형물 외에 여러 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평화의 집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 사진 시리즈는, 대만, 핀란드, 프랑스, 한국등의 납골당에서 촬영한 작업이라고 한다. 장례문화는 그 나라의 문화적 특성과 종교, 살아생전 고인의 개인적 취향이나 가족들의 취향 등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 설명에서 평화의 집이라는 사진 작품을 통해 죽음이 두려운 대상이 아닌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간이며, 떠난 사람을 기억하는 장소임을 말해 준다고 한다. 또한 가변설치로 이루어지는 유츠프라카치아는 원래 납골당에 고인의 태어난 날짜와 이 세상을 떠난 날짜와 이름이 기록되어있는 이름표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평화의집’ –메모리얼파크,한국
 

삶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

 

유츠프라카치아란 열대밀림에 사는 식물은 관심을 갖고 만져줘야 살아가며, 관심이 끊기면 말라죽는 식물이다. 자주 찾아와 돌보는 납골당의 고인의 이름표에는 반질반질한 처음 그대로의 모습이 있고, 세월이 흘러 잊혀져간 이름표는 부식되어 색깔이 변해간다. 사람들 간의 관계가 삶속에서, 그리고 죽어서도 이어지는 사람간의 관계와 흔적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작품이다.

 

작가 박혜원은 이번 재의 수요일이란 전시를 통해,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삶의 가치를 전달해주고, 전시장 안에 설치된 공간 안에서 걷고 사유하며,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음을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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