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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민중이 새로운 세상 만들 수 있다' - 2012 생명평화대행진 29일 오산역 상륙
  • 기사등록 2012-10-29 23: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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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두 발로 걷는 게 소원’이었던 고 김주영 씨(33). 그녀는 지난 26일 새벽 서울 행당동 자신의 원룸에 불이 나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 10월29일 오산역에 임시로 차려진 고 김주영 씨 빈소. 많은 이들이 헌화했다.

 

뇌병변 장애 1급이었던 그녀는 혼자 전동휠체어에 앉지 못했다. 불은 10분만에 꺼졌다. 비장애인이 몇 걸음이면 피할 수 있는 5~6m를 피하지 못해 김주영 씨는 고통스런 죽음을 맞았다.

 

▲ 김주영 씨 빈소에 생명평화대행진 참여자가 참배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내렸다. 동료 2천646명과 함께였다. 당시 쌍용자동차는 ‘긴박한 경영상의 문제’라고 사유를 밝혔다. 해고노동자들은 77일간 옥쇄파업을 했다.

 

▲ 2012 생명평화대행진 차량 앞부분.

 

파업이 장기화 되자 무장 경찰과 공권력이 동원돼 진압했다. 경찰은 연일 헬기를 띄워 최루액을 뿌리고 파업 노동자에게 필요한 최소의 물과 음식 공급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 대행진팀은 '함께 살자'를 연이어 외쳤다.

 

해고노동자와 가족들 23명이 자살과 돌연사로 목숨을 잃었다. 파업 진압 후 경찰은 파업과 관련된 사람들 수십 명을 구속하고 연행했다.

 

▲ 무대 뒤 설치된 현수막. '우리가 하늘이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참게가 노닐던 구럼비 바위, 솟대가 있는 아름다운 강정마을. 국방부는 2007년 6월8일 이 곳을 해군기지 건설지역으로 통보했다.

 

▲ 권혁용 오산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귄 위원장은 지난해 강정마을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사람들의 모임 강정마을회는 환경파괴와 어민피해 등의 이유로 이 건설을 반대했다. 제주의 한 언론은 “지난 1년간 강정마을에 경찰 13만명에 4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 문화제 첫 번째 순서로 경기장애인협회 관계자가 고 김주영 씨를 추모하는 글을 낭송하고 있다.

 

여기에 비정규직 철폐, 해고노동자 복직, 장애인 의무부양제 반대, 용산참사까지.

 

이 모든 것들에 외치는 “우리가 하늘이다-2012 생명평화대행진”이 29일 오산역 오후 7시경 오산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고 김주영 씨 유족이 원하는 바에 따라 교회 목사가 나와 추모 기도를 올리고 있다.

 

문화제의 포문은 최근 장애로 목숨을 잃은 김주영 씨의 이야기로 열렸다.

 

김주영 씨의 유족은 기독교 신자다. 평화대행진팀은 이날 목사를 초빙해 유가족이 원하는 바에 따라 기도를 올려줬다.

 

오은숙 오산중증장애인재활센터 소장은 “주영이가 ‘언니 밥 한 번 같이 먹자’며 오산으로 오기로 했었는데 이제 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다”며 “왜 주영이가, 내가, 꼭 누군가가 사고난 다음에 뭔가를 한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 오은욱 오산중증장애인재활센터 소장이 고 김주영 씨를 떠올리며 대회사를 하고 있다.

 

오은숙 소장은 지난 4월20일 장애인의 날 오산역 리프트 추락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 그녀는 뇌진탕 등으로 3주 진단을 받았다. 이후 오산역은 장애인협회가 전부터 주장하던 승강기 설치를 약속했다.

 

▲ 화성희망연대 집행위원장이 "매향리 미공군 사격장 폐지가 이뤄졌듯이 이번 사안들도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대행진에 합류한 쌍용차 해고노동자 A씨는 "노동자 해고 전 회계조작부터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 모든 사건들을 은폐하려는 이들은)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고 말했다.

 

또 "해고노동자 즉각 복귀와 이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오산이주노동자센터 내 다솜공부방 친구들이 공연 전 노래연습을 하고 있다.

 

앞서 2009년 6월 쌍용차 사측은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10여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 김미정 오산시의원도 이날 문화제에 참석해 종이피켓을 들고 있다.

 

문화제에는 한신대학교 총학생회장, 부학생회장, 성평등위원회장도 참석했다. 총학생회장은 “99%가 민중이 돼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독려했다.

 

▲ 다솜공부방 친구들이 노래에 이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편 이 날 문화제에는 김미정 오산시의원, 권혁용 오산참여연대운영위원장, 경기장애인노래패 ‘폐활량’, 화성희망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 경기장애인노래패 '폐활량'이 한-미 FTA 반대를 주장하는 노래를 하고 있다. 팀명이 '폐활량'인 것은 "장애인이기에 폐활량이 달려서"라고 진행자는 설명했다.

 

'폐활량' 멤버는 공연 전 인사말에서 "우리가 하늘인데 사회와 대한민국 제도가 우리를 죽인다"며 "끝까지 가서 '함께 사는 세상, 평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 한신대학교 (왼쪽부터)성평등위원회 위원장, 총학생회장, 부학생회장.

 

강정주민,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용산유족 등으로 구성된 스카이공동행동(SKYAct)은 지난 4일 제주 강정에서의 전야제를 시작으로 대행진을 시작했다.

 

이어 배를 타고 전라남도 목포 도착 후 행진을 계속했다. 행진 마지막 날이는 다음달 3일에는 여의도, 용산, 국방부, 서울 광장 등지에서 문화제를 열고 전국순례를 갈무리 한다.

 

▲ 문화제 마지막 촛불 집회. 참석자들의 소망이 담긴 촛불이 오산역을 밝혔다.

 

29일 오산역 문화제의 대미는 촛불 등화로 마무리 됐다.

 

아울러 이번 문화제에는 오산참여연대, 오산IL센터, 오산환경운동연합,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전교조화성오산지회, 오산시민연대, 화성희망연대, 한신대총학생회, 화성환경운동연합, 공무원노조오산시지부, 화성오산교육희망네트워크, 경기교육운동연대,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화성오산녹색당,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경기지부, 민주노총수원지부 등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 2012 생명평화대행진 팀은 "이번 국토순례로 뜻을 같이하는 여론형성이 목표"라고 전해졌다.

 

대행진팀이 걷는 지역마다 이같은 단체들이 후원 및 지원을 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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