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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성찰 · 발전 함께 할래요 - 오산 청학동 ‘유시스커뮤니케이션’ 사회적기업
  • 기사등록 2013-04-12 17: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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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유치원에서도 쫓겨날 만큼 악동인 소년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느 날은 학교 운동장 한 가운데 덩그라니 놓인 자신의 가방을 발견하기도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가출을 했다.  

 

하릴없이 대전 시내를 빙빙 돌다 밤이 되자 역사 한 구석에서 잠을 청했다.

 

그러던 중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오더니 밥을 먹으러 가자며 소년을 데리고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갔다.

 

김치찌개였던가.

 

그는 소년에게 밥을 차려줬다.

 

그러고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했다.

 

몇 년 전부터 이 장사를 시작했다는 둥, 어떤 사업을 했었다는 둥.

 

소년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묻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갈 거지?”하고 물었다.

 

소년은 “예, 갈게요” 했다.

 

남자는 소년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고 소년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다.

 

그후 소년은 인생의 목표가 바꼈다.

 

송영하 유시스커뮤니케이션 국장의 어린 시절 일화다.

 

그는 자신이 어둡고 힘들었던 청소년 시절을 보냈기에 지금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차갑게 닫혀 있는 그들의 마음을 열고 하나의 ‘울림’을 주고자 경기도예비사회적기업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을 창립하게 됐다.

 

최고 연봉을 받는 진행자를 벗어나 사회적기업에 들어선 이유는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서였다.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보다 사회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들어 함께 사는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라는 그의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 유시스커뮤니케이션 송영하 국장(우측)과 오산대학교 이벤트연출과 전공 최보미 씨.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은 건전한 청소년의 성장을 위해 그들에게 체험위주의 조화로운 활동기회를 제공하고자 설립됐다.

 

이로써 국가와 사회 발전에 필요한 올바른 청소년 육성과 다양한 국제교류 및 문화·예술 활동 체험으로 국제적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이에 수반되는 지도사업과 야영훈련 등 문화교류활동(다문화가정, 사회적기업)을 전개해 행복한 인간으로 육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대상은 차상위층 자녀와 가족, 다문화가정, 장애아 등이다.

 

오산시 수청동에 소재하고 있는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은 경기도예비사회적기업이기에 도내 타 시군에서 활동하기도 하지만 2년 전 오산으로 이전한 후에는 주로 오산드림스타트센터와 연계해 사업을 진행한다.

 

▲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은 차상위층 청소년 대상으로 체험 캠프 등을 운영한다. 이로써 청소년들에게 재미와 비전, 자아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은 2006년 한국청소년문화연맹으로 출범했으나 명칭상 용어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2011년 변경했다.

 

드림스타트사업은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취약지역 거주 저소득층과 12세 이하 아동가구 전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아동에게는 건강·복지·보육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모 대상으로는 양육부담 완화, 바람직한 양육기술, 직업훈련·고용훈련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로써 차상위층 아동 및 그 가족에게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입을 시도하는 등 통합서비스 체계를 도입을 기대효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 학생들의 문화재 견학 모습.

 

이 중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은 가족사랑캠프, 가족과 함께하는 경주문화캠프, 직업의 세계를 알려주는 ‘내가 커서 어른이 되면?’, 전북 임실군 치즈만들기 체험인 ‘영양만점 치즈교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아이들은 집이나 학교에서 야단을 맞는다. 캠프에서는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둔다. 아이의 마음을 알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송영하 국장은 말했다.

 

또 그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마음을 읽으며 울림을 주고 싶다”고 재차 반복했다.

 

▲ 미래 자신의 직업을 결정하기 위해 직업 견학도 실시한다.

 

1박2일 혹은 2박3일, 또는 하루 동안의 짧은 여행이나 캠프로 아이들을 어떻게 일깨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이들의 잠재의식 속에서 ‘나도 바뀌고 싶다’는 열망을 한 순간 열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한 구절의 책이나 명언, 영화 속 한 장면이 인생 깊이 각인되는 듯한 이치일 것이다.

 

언젠가는 입교 시부터 말도 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던 아이가 있었더란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나를 건드리지 마라’는 뜻을 온몸으로 표현하던 친구였다.

 

▲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경험하게 된다.

 

말을 걸어도 답을 안 하거나 단답형으로만 대답했다.

 

그렇게 2박3일이 지난 후 그 친구가 웃으며 “고맙습니다”라는 한 마디를 건넸다.

 

송영하 국장은 “아이들은 충분히 변할 수 있다.

 

박수를 치면 건강에 좋다는 건 알지만 그 원인을 설명하면 효과는 놀랄 만큼 배가된다.

 

같은 이치로 아이들에게 연구결과와 자료를 바탕으로 ‘왜’를 알려주고 진행하면 몇십 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 공연 견학 모습. 아이들이 사뭇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스키 타고 문화재를 견학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매개로 해 ‘내가 짊어진 짐을 어떻게 벗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무수히 많고 심지어 이런 무료 캠프에 신청하고 싶어도 마우스 조작 방법을 몰라 정작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송 국장은 역설했다.

 

행정적 혜택·구조도 마찬가지다.

 

1%, 1%가 합쳐져 제곱이 되도록 진실하게 같이 가는 사회적기업이 되고 싶다고 송 국장은 말했다.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은 수익사업으로 기업체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서 수익을 얻어 아이들에게 환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물론 평상시에는 드림스타트센터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수십 명이 모인 기업체 행사에서 화합과 단합을 위해 진행을 할 때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하면 우리 사회 어두운 그들의 아이들과 가족들이 혜택을 받는다고 송 국장은 설명했다.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은 무보수 이사장 및 임직원 등 3명이 운영하는 경기도예비사회적기업이다.

 

그 중 송영하 국장은 책을 읽고 인생의 지혜를 되새기는 사람이다.

 

공부와 성적, 그다지 밝지 않는 환경 속에서 경쟁하고 고민하는 아이들이 잠시 일상을 탈피해 낯선 곳에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곳, 유시스커뮤니케이션이다.

 

▲ 오산시 수청동 563-9번지 경기도예비사회적기업 '유시스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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