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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그리움·기다림·사랑' - 오산 서미숙 시인, ‘못다한 말’ 첫 시집 나들이
  • 기사등록 2014-02-04 1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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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사랑을 위하는 시를 쓰겠습니다. 아름다움을 보면 함께 웃고 외로운 이들을 대하면 아파해주며 마음과 마음이 전해지는 징검다리 노릇을 하는 시인이 되겠습니다.”

 

▲ 서미숙 시인이 첫 시집 '못다한 말'을 펴냈다.

 

서미숙 시인은 첫 시집 ‘못다한 말’ 출간을 결심한 날 오산천 산책로를 걸었다. ‘두근두근 설레는’ 기분으로 자연과 대화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사물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표현하면 그것으로 글이 됩니다.”

 

시작(詩作)을,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는 서미숙 시인이다. 사물과 소통하는 문을 열어두고 정작 그녀는 아프고 어두운 곳을 찾아 마음을 전한다.

 

“지금 청소를 하고 있어서요, 청소 끝나면 나중에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처음 인터뷰 요청 전화를 했을 때 그녀는 중앙동 통장 자원봉사로 청소를 한다며 쓰레기 봉투인가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소탈한 그녀의 매력은 따뜻한 마음씨로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시를 쓰기에 충분할 것이다.

 

▲ 얼마 전 치러진 출판 기념회에서 서미숙 시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소녀 같은 미소를 지으며 ‘아프고 그립고 어둡고 차가운’ 어느 것(혹은 ‘곳’)을 들여다보며 그곳의 이야기를 전하는 서미숙 시인이다.

 

‘선생님이 나를 위해/ 꼼꼼하고 섬세하라 하셨지만/ 가장 중요한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적으라는 그 말 한 마디였다’

 

▲ 출판기념회에서 서미숙 시인의 제자가 축시를 낭송하고 있다.

 

서미숙 시인의 제자가 스승의 첫 출판 기념회를 축하하며 지은 시 일부다. 이 학생은 ‘글을 못 쓰던 자신에게 독창적인 글들을 보여주며 손을 내밀어 준’ 서미숙 시인 덕분에 ‘더이상 글에 두려움이 없다’고 술회하고 있다.

 

글 혹은 글쓰기에 막연한 두려움을 걷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 지금 기분이 어때? 그걸 써봐. 그게 글이야”라며 길을 터주는 인도자 역할을 하고 있는 그녀는 아이들의 진정한 존경을 받고 있는 스승이다.

 

서미숙 시인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결혼을 하면서 오산으로 오게 됐다. 1999년 오산시 여성의 날 기예 경진대회에서 시 부문 입상을 시작으로 왕성한 문학활동과 공부를 시작했다.

 

▲ 서미숙 시인의 출판기념회를 축하하는 오카리나 연주.

 

2003년 오산문학 공로상, 2008년 경기문학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 스토리 문학으로 등단했다. 더불어 여러 시낭송 대회, 시화전을 두루 거쳤으며 오산문인협회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첫 시작(詩作)은 초등학교 은사를 통해서였다. 일찍부터 그녀의 고운 글솜씨를 눈여겨본 스승은 그녀에게 시 쓰기를 권했다. 요즘도 꾸준히 일기를 작성할 정도로 손에서 펜을 놓지 않는 그녀다.

 

▲ 출판회에서 기념 촛불을 끄고 있는 내·외빈들과 서미숙 시인(가운데).

 

첫 시집 ‘못다한 말’은 △삶 △그리움 △기다림 △사랑 네 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각 주제를 읽으며 독자는 잔잔하고 평온한 호수에서 격랑의 대양을 파도치듯 부유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문학은 진실하며 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낸다는 기본적 역할 외에도 그녀는 이 시집에서 밝지만 어둡고 따뜻하지만 차가우며 기쁘지만 슬픈 삶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서미숙 시인은 "사랑을 위하는 시를 쓰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독자는 그녀의 시를 읽으며 긴 대침을 맞은 듯 마음 속 깊은 슬픔을 들키기도 하고 어딘가 얼굴 모를 어두운 곳의 이를 연민하게도 된다. 이것은 아마도 그녀가 통장으로 봉사를 하며 다닌 그 누군가 이웃의 모습을 시 속에 그려낸 이유이리라.

 

“시집을 출판하고 어깨가 많이 무겁죠. 독자의 응답에 언제라도 응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그 분들의 심금을 울리는 시인이 되려면 더욱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출판 소회를 묻는 질문에 서미숙 시인은 이리 말했다.

 

▲ 서미숙 시인 '못다한 한' 시집 출판 기념회 단체 사진.

 

인터뷰 당일 서 시인은 학생들이 가지고 다닐 법한 단어장 같은 종이 묶음을 한 뭉치 들고 와서는 “이것이 정말 소중한 것들이에요. 저의 출판회를 축하해주시는 분들의 메시지죠”하고 맑게 웃었다.

 

그곳엔 정성스레 쓰인 축하 글자들이 서 시인의 밝은 앞날을 비추고 있었다.

 

 

                                - 서미숙

별을 만나고 싶거든

그대여, 까만 밤 산으로 들로 오시게

저렇게 온몸을 불태우고 있으니

이 세상 밤이 또 있겠는가

낮에는 낮으로 불지펴 있고

밤이 되면 그 마음 더욱 간절하여

지상의 모든 곳 향 없는데 없으리

별이 있어 마음은 따사로운데

서툰 원고지는 비어있고

내 할 일은 긴 밤만 지키는구나

꽃잎들은 별빛이 있어 언제나 외롭지 않아

바람이 분들, 비가 내린들 꽃잎 닫으랴

이 세상 삶 다소 외로움이 있다한들

저 별빛에게는 말하지 말라

이 세상 어디 저만한 벗이 있으랴

그대여, 벗이 그립거든

까만 밤 산으로 들로 오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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