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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행복한 갱년기 부부프로그램’은 갱년기 극복을 지원해 가족을 건강하게 회복하고 노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기도가 지난 2012년 전국 최초로 도입해 2013년부터 도내 전 시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특화사업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갱년기를 겪고 있는 50∼60대 부부 465쌍 930명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1박 2일 부부캠프를 비롯해 갱년기 증상의 이해, 가족과의 의사소통, 생애주기별 가족생활 교육, 자원봉사참여하기, 건강하고 행복한 갱년기·노년기 가족문화 형성을 위한 자기점검과 인식개선을 위한 내용을 담았다.

 

참여 부부들은 프로그램 참여 후 5점 만점에 4.6점의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또 춤, 음악 등 30팀에 달하는 자조모임을 자발적으로 결성해 활발하게 활동하며 적극적으로 갱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참여자 수기공모 대상은 성남시 최용욱, 박옥심 부부가, 최우수상은 여주시 이준호, 조경옥 부부, 우수상은 양주시 오세민, 김선희 부부, 우수기관으로는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가 각각 선정됐다.

 

이을죽 도 여성가족국장은 “행복한 갱년기극복프로그램은 인생의 절반인 노년을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라며 “앞으로 가족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통(通通)부부, 행복충전 완료

 

참여수기 공모전 대상작

 

2014년 6월 21일

남편의 어깨를 잡고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어깨를 살짝 방향을 틀어준다. 남편의 보폭이 빨라서 내가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할 수 없이 내가 걸음을 평소보다 빠르게 걸었다. 그래도 따라가기 힘들면 어깨를 누르면서 남편에게 내가 당신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번에는 내 눈에 안대가 가려졌다. 안대 밑으로 보니 바닥이 보였다. 바닥을 보면 남편을 믿지 않을 것 같아서 눈을 꼭 감고 남편이 나에게 몸을 맡겼듯이 나도 남편에게 나의 몸을 맡겼다. 남편의 보폭이 빨랐기에 나는 의도적으로 천천히 걸었다. 자신의 보폭과 다름을 느끼기는 바라는 마음으로, 음악에 나의 몸을 맡기고 손으로는 장단을 맞추면서 천천히 걸었다.

 

순간 그 곳에는 온전히 남편과 나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11쌍의 부부가 10평이 조금 넘은 곳을 움직이는데 발자국 소리도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뒤에서 나를 움직여주는 남편과 음악만 있을 뿐이었다.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남편이 고마웠다.

 

20일전 야간 일을 하는 남편이 저녁에 들어왔다. 일이 일찍 끝나서 들어왔다는 남편의 말이 약간은 의심스러웠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다음날 새벽1시쯤에도 남편은 집에 들어왔다. 회사를 15년을 다닐 때 지각도 한 번 하지 않던 사람이 이틀씩이나 일찍 들어오는 것이 이상했다.

 

“혹시 당신 회사 그만 뒀어요?”

남편은 약간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어. 부서를 옮기라고 하는데 화가 나서 어제 그냥 왔어.”

 

남편 손에 들려있는 피자를 남편얼굴에 던지고 싶을 만큼 화가 났지만 아무 말도 안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감정이 올라올 때 말을 하면 남편을 비난하는 소리를 해서 싸움이 날 것 같아서 화가 났지만 꾹 참은 것이다.

 

클래식을 들으면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애를 써도 진정이 되지 않았다. 한 가정의 가장이 직장을 그만 두면서 부인과 의논도 하지 않고 혼자서 결정한 것이 화가 났다. 그리고 매달 대출금 이자를 내고 보험료도 내야 하는데 다음날에 월급이 들어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날 이후 우리 부부는 한 방에서는 잤지만 남편이 침대에서 자면 나는 바닥에서 자고, 남편이 바닥에서 자면 나는 침대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과 반찬을 해놓고 나는 출근을 했다. 얄미워서 밥 먹으라고 하기 싫었다.

그런데 시장에서 반찬거리를 살 때 남편이 좋아하는 것에 손이 가는 것은 왜일까?

 

그렇게 며칠이 흘러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이 너무 미워서 내 감정이 조절이 되지 않았다. 남편과 대화를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지나가는 말로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부서 바뀌어서 회사를 그만 두었으면 앞으로 어떻게 할 예정이에요. 계획은 있어요?”

 

남편의 장기인 입 다물기가 나왔다. 남편은 자신이 곤란하면 말을 하지 않고 벙어리가 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속이 터질 것처럼 답답했다. 남편은 한 번 말을 하지 않으면 끝까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안방을 나와서 아들 방에 가서 컴퓨터를 켰다. 속이 답답한 마음에 상담이라도 받아보려고 건강가정지원센터에 들어갔다.‘통통 행복충전 부부 15쌍 모집 교육’은 6회기 그 중에 토일 1박2일로 춘천 라데나 리조트에서 캠프가 있었다.

 

그리고 참가비는 3만원이었다. 1박2일 여행을 가서 남편의 속내를 알고 싶은 욕심에 남편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일단 남편이름으로 참가신청을 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면서 오랜만에 아주 상냥하게 “건강가정 지원센터에서 부부교육이 6회기로 한다는데 같이 들으러 갈래요?”라고 물었다. 남편은 말없이 내 얼굴을 쳐다봤다.

 

“안가” “나는 당신하고 대화를 하고 싶은데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요. 통통 행복충전 부부모임에 가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나는 너무 가고 싶다는 표정으로 간절하게 남편을 쳐다봤다.

“1박2일 여행은 못가니까 그러줄 알아?”

“알았어요.”

 

화요일 첫 번째 교육이 있던 날 성남시청으로 가는 동안 택시 안에서 우리부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꼴도 보기 싫어서 말이 섞기가 싫었다. 옆에서 숨을 쉬는데 그 소리도 듣기가 싫었다. 시청에 가는 길이 너무 막혀서 강의시간에 10분정도 늦었다.

 

에스컬레이터를 뛰어가듯이 올라가서 한 참을 문 앞에서 망설였다. 먼저 와서 강의를 듣고 있는 분들 한데 피해가 될 까봐 들어가지를 못하고 서있는데 직원분이 문을 열고 나오셔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성남시청 3층에 교육장에 들어갔는데, 헉! 회의장 분위기였다. 강의실 분위기에 압도되어서 우리 부부는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 날 주제는 사랑의 5가지 언어였다. 나는 인정의 사랑의 언어를 선택했다.

 

남편은 함께하는 시간을 사랑의 언어로 선택을 했다.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 부부는 한마디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남시청을 나서면서 남편이 나에게 말을 하기시작했다.

 

“사실은 회사에서 나에게 옮기라고 하는 부서가 하루 일하는 시간이 14시간이야. 너무 힘들어서 못할 것 같아서 그만 뒀는데 내가 능력이 없어서 회사에서 쫓겨난 기분이 들었어.”

 

순간 남편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제일 힘든 게 남편이었을 텐데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던 게 미안했다. 그래도 자존심이 있어서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 날 이후 남편은 가끔

 

내 언어로 나에게 사랑의 언어를 표현해 주었다.

두 번째 교육 주제는 부부가 싸울 때 나누는 대화방법 이었다. 나는 비난, 남편은 회피 형이었다. 그런데 남편은 자신이 일치 형이라고 우겼다. 말하기가 귀찮아서 가만히 있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남편이 사이다를 사주겠다고 하는 걸 뿌리치고 걸어갔다. 그랬더니 나의 손을 잡으면서 의자에 앉아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진짜로 당신이 다 좋아 ”

“밥도 잘 안 해주지, 빨래도 당신이 돌릴 때가 많지. 그런데 뭐가 완벽해요”

“집안일은 나도 할 수 있으니까 상관없어, 일단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나에게 다 말해주잖아. 그래서 내가 당신을 믿고 아무 말도 안 물어보잖아 부부가 신뢰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야”

 

순간 할 말이 없었다. 남편이 나를 믿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줄은 몰랐다. 그리고 학점은행제로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느라 집안일에 소홀한 부분이 많아서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남편이 그렇게 말을 해주니까 고마웠다. 남편의 진심이 느껴져서 가슴이 뭉클했다.

 

“내가 직장을 그만 두면서 당신한데 이야기를 안 한 것은 내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져서 말하기가 창피해서 말을 하는 게 쉽지 않았어.”

 

가슴이 먹먹해졌다. 남편의 손을 잡으면서“여보 미안해 당신을 이해해 주지 못해서, 그런데 다음부터는 사실대로 이야기 해줄래요. 가정을 꾸려 가는데 우리 둘이 힘들 합쳐야 되잖아. 당신은 항상 상황이 벌어지고 나서도 내가 알기 전까지는 이야기를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당신이 나를 믿지 않은 것 같아서 화가나”

 

“알았어, 다음부터는 고치려고 해볼게” 부부강좌를 신청할 때는 솔직히 많은 기대를 하지를 않았다. 남편의 속마음을 한번 알아나 보자 하는 심정이였는데 남편이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소통이 되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남편과 동영상도 보고, 다리에 다리를 올리면서 즐겁게 집으로 갔다.

 

그 날 이후 우리 부부사이는 서먹함이 없어지고 대화가 많아졌다. 그런데 캠프를 가야하는 날이 되었다. 남편은 가기 싫다고 나보고 혼자가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남편과 같이 가고 싶었다. 교육을 받으면서 남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고, 캠프에 가서 남편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남편에게 애교를 떨면서 설득을 했다. 그러나 남편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래서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전화를 해서 혼자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

 

“당신이 안가면 나도 오지 말라고 하는데요. 여보. 우리 신혼여행이후 둘이서 여행 간적이 없잖아요 당신하고 단 둘이 여행가보는 것이 소원이에요. 가자. 응?”

 

억지로 끌려오다시피 그렇게 남편은 캠프에 참가하였고, 지금 내 등 뒤에 있다. 안대를 벗고 자리에 앉아서 느낌을 나누는 시간에 나는 손을 번쩍 들고 편안하게 나를 안내 해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에 “고마워” 노래를 강사님이 불러주시면서, 우리에게는 눈을 감으라고 하셨다. 그리고 떠오르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남편에게 많이 미안했다. 공부를 시작 전까지는 하루에 18시간을 붙어있으면서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올 때 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요즘에는 하루에 5분도 대화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 꿈을 찾는다고 남편을 외롭게 했다는 생각과 내가 공부를 해도 항상 응원해줘서 고맙다는 양자 감정이 들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고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싶었다.

 

몸으로 실천을 하지 못했지만 바닥에 엎드려서 미안하다고 하는 심정으로 남편의 눈을 바라보며 “여보 미안해요.”하면서 남편을 꼭 안아주었다. 남편의 눈에도 눈물이 살짝 고였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은 하지 않아도 남편의 마음이 느껴졌다.

 

교육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오는데 남편이 “고마워. 오늘 교육 받은 게 너무 좋았어. 당신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내 어깨에 올려놓은 남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침에 수목원 산책을 하면서 손을 꼭 잡고 다녔다. 캠프를 오기 전 보다 마음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캠프를 다녀온 후 두 번의 교육과 저녁식사시간을 가졌고. 행복했던 교육시간이 끝났다. 교육이 끝나고 우리부부에게 변화가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 누워서 최소한 10분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저녁에도 자기 전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요즘 우리 부부는 신혼이 다시 온 것 같다. 통통 행복 부부충전이 끝나고 새로운 결혼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어쩌면 힘들게 보낼 수 있었던 시간에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성남시에 너무 감사하다. 내년에도 많은 부부들이 통통 행복충전 부부교육에 참가해서 결혼 생활에 한 번씩 찾아올 수 있는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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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2-06 10: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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